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리더십 분야에서 고전 명작입니다. 그런데, 읽은 분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책입니다. 마키아벨리가 왜 이런 책을 작성했는지 알아보고, 군주론에서 배워야 할 점과 배우지 말아야 할 점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1.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썼던 이유
정확하게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작성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황상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부 공무원이었던 마키아벨리가 정치적인 이유로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본인의 복직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주론에는 인간은 원래 본인밖에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기 때문에 군주는 잔인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사람을 강력하게 다스리고 권력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류입니다.
이 책은 당시 최대의 세력가인 로렌초 데 메디치 가문을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혼란한 이탈리아 정국을 통일하고 강력한 힘으로 국가를 다스릴 수 있는 위력가인 메디치를 위해 군주론을 작성하고 더불어 본인의 등용을 꿈꾸었다는 것이죠. 결국 군주론은 목적성이 뚜렷한 책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작은 국가로 쪼개져 서로 싸우고 있었고, 심지어 다른 나라의 침략도 끊이지 않아 혼란스러운 정국이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이러한 혼란을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잠재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장 가능성 있는 힘센 권력가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 책을 썼을지 모릅니다.
15세기 시대의 군주는 무릇 사랑과 관용으로 베푸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인식되던 시대였습니다. 이런 시대에 그런 정치가 실제 먹히겠냐는 돌직구를 날리면서 리더는 잔인할 수도 있고, 거짓말이나 배신까지 할 수 있어야 진짜 리더라는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마키아벨리가 어떤 의도로 책을 저술했는지 본인만 알겠지만, 500년이 흐른 지금도 이슈가 되는 것으로 보아 연구할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2. 군주론에서 주장하는 바람직한 군주상
군주론에서 말하는 바람직한 군주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질서를 잡을 수만 있다면 군주는 잔인해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지나치게 자비로워서 국민들이 서로 죽이고 약탈을 허용하기보다는 소수의 인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일벌백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당시 지역별로 쪼개져 외세의 침략을 받고 있는 국내 정세를 감안했을 때 일단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그렇게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마키아벨리가 외교분야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현실 정치란 속고 속이는 게임이며, 아무리 본인이 신뢰 있게 행동한다고 해서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없었기 때문에 군주는 약속을 저버릴 수도 있어야 하고, 사람들을 속일 수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이론상 이야기하는 허황된 군주상은 현실 정치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제대로 의사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자극적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습니다.
군신의 예의를 다하면서 백성을 사랑으로 다스리라는 유교이념이 실제 정치세계에서 고리타분하게 여겨진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와 정치이론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인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군주는 인색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검소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국고를 마음대로 탕진하여 나라살림을 거덜 내지 말고, 무리하게 국민에게 세금을 걷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지금의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흔히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허황된 제도에 국민의 세금을 사용해 결국 국민의 세부담을 늘리는 짓을 하느니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검소한 것이 낫다는 것이죠.
3. 균형적인 판단이 필요한 책
완곡하게 해석하면 오히려 15세기보다는 현대 시대에 걸맞은 내용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가려서 들어야 할 내용도 있습니다. 이렇게 약간 편파적으로 쓰인 책은 읽은 사람이 비판적으로 균형감각을 유지하면서 받아 들어야 합니다.
마키아벨리는 책에서 식민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나라를 정복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점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이 식민지가 된 나라 입장에서도 가장 피해가 적고 서로 윈윈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걸러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강제 노동에 동원되고 위안부 문제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를 침략해 식민지로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은 최소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분은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해서도 상당히 우호적으로 기술했는데, 군주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 바로 '전쟁'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력을 갖추지 않으면 타국에 무시를 당할 수 있으므로 평상시에 군대를 잘 훈련시켜 항상 전쟁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조언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방정책은 바로 '자주국방'입니다. 최소한 우리나라는 우리의 손으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것인데, 국방에 관련해서 외국의 힘을 의존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해 본 우리로서는 국방력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타국의 침략을 막고 통제하는 것 이외에 침략을 위해 전쟁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은 현대 사회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했지만 말이죠.
군주론은 과거에 독재자들이 가장 애정 하는 책이었다고 합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했다는데 러시아의 푸틴이나 중국의 시진핑도 이런 부분적인 내용에 심취해서 전쟁을 일으켰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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