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포유류는 많은데 힘도 약하고, 날카로운 무기도 없는 인간이 지구를 어떻게 정복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그 이유를 상당히 자세하게 풀어줍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한 방법을 살펴봅시다.
1. 인간이 지구를 정복한 3가지 혁명
인간이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3가지 계기가 있는데, 다른 동물에 비해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첫 번째가 인지 혁명, 두번째가 농업혁명, 세번째가 과학혁명이었습니다.
인지혁명
인지 혁명은 두뇌가 커짐에 따라 다른 동물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어, 이동하는 곳마다 해당 지역의 생물을 모두 멸종시킬 정도의 힘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불을 사용하게 되었고,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특별한 무엇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언어능력에 의한 험담과 거짓말입니다.
인간 이외에 다른 동물들도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소통을 하는데, 그 레벨이 다릅니다. 인간의 언어가 고도화됨에 따라 같은 편끼리 다른 사람을 험담할 수 있게 되어 우리 팀끼리 결속을 다질 수 있게 되었고, 집단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신화나 종교와 같이 보지도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내 퍼트릴 수 있게 되어 거대한 집단을 만들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언어능력 고도화로 인한 신화와 종교야말로 인간을 거대한 집단으로 묶을 수 있었고, 그 힘은 지구상의 어떤 생물보다 강력했습니다.
농업혁명
잘 알려진 내용인데, 농업을 하게 되어 식량문제가 해결되고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작가인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농업혁명을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수렵생활을 할 때는 하루 중 절반만 일하고 놀 수 있었는데, 농업을 하게 되고 인간은 하루 종일 노동을 하게 되었고, 한 해 농사가 망하면 예전보다 더 굶주리게 되었고, 높은 인구밀도와 가축으로 더 많이 전염병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것이죠. 수렵생활을 할 때는 그날그날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농업을 하면서 미래의 날씨와 내년의 농사까지 걱정하면서 살게 되어 고민이 더 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농업혁명을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말했습니다. 농업으로 인해 인간이 과거보다 더 행복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과학혁명
인간은 과학을 발달시키면서 거의 신급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하면서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인간이 최고라는 의식이 강했다고 합니다. 인간이 모르는 것은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현대 과학은 인간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 못하다는 자성과 겸손을 통해 연구하는 자세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을 모아서 법칙을 만들고, 그 법칙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덕분에 인간이 인간을 말살시킬 수 있는 핵폭탄과 같은 무기까지 만들어 냈는데 이런 부분은 과학혁명의 부작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 세계를 하나로 만든 호모 사피엔스
간단히 인간이 세상을 정복한 방법을 알아보았는데 그 외에 화폐사용과 제국화, 종교 등이 지금의 세계를 하나로 묶어 버리는 효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화폐 자체는 아무 의미 없는 종이에 불과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 종이에 가치가 있다고 약속하는 순간 화폐는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끝이 되었습니다.
제국화라는 것은 세계는 점점 큰 조직이 옆 조직을 흡수해서 점점 큰 덩어리로 뭉쳐진다는 것인데, 예전의 제국주의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는 애플이 전 세계에 스마트폰이라는 같은 기계를 쥐어주고 생태계를 이루는 등의 현상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종교는 게임으로 치면 치트키와 같은 사기성이 높은 방법인데, 인간은 같은 종교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 하나로 뭉칠 수 있었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독교 사회와 아랍 사회와, 불교 사회가 형성되어 수많은 인류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구상에 70억 명이나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을 하나로 묶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간은 여러 가지 도구와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힘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위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동물들과 확실히 차별화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3. 과학발전의 끝은 어디일까?
인간의 행복을 논하면 사실 끝이 없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요? 경제적으로 발달하여 다양한 재화를 얻었고,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수많은 질병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었지만, 인간이 과거보다 행복하다고 느껴지시나요?
편해지려고 만든 물건들은 또 다른 불편함을 낳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오히려 과학이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생각지도 않은 문제로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많은 편리함을 준 스마트폰은 학교에서는 학업을 방해하는 애물단지가 되었고,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준다는 모토로 나온 거대 IT 플랫폼 기업들은 오히려 인간을 통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AI 기술은 인간의 혐오조차 그대로 따라 하는 등의 오류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을 신급으로 끌어올려준 혁명적인 도구가 맞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우주시대를 위해 지구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인간복제에 대한 연구도 어디선가는 활발하게 진행 중일 것입니다.
이렇게 과학을 극한으로 발달시키는 것이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이 붐이 되는 이유가 너무나 복잡해진 세상 속에서 인간이 행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서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과학발전의 끝이 인류의 비극이 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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