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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

철학자 니체가 말한 초인이 되는 방법 : 낙타 → 사자 → 아이

by 물결 941213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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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니체는 매우 현실적인 철학자로서 자기 극복을 미덕으로 삼고 궁극적으로 초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초인이 되기 위한 정신 자세를 설명했는데 바로 낙타 정신, 사자 정신, 아이 정신이었습니다. 200년 전 사람인데도 하신 말씀이 요즘 생활에 너무 딱 맞아 공유를 하고자 합니다.  

 

 

 

1. 낙타 정신 : 나는 해야 한다. 

 

낙타 정신은 무거운 짐을 싣고 버텨내는 삶의 자세를 말합니다. 곧 강인한 정신과 인내심을 의미합니다. 주인의 명령에 낙타는 "나는 해야 한다. 해내야만 한다!"는 말을 되뇌며 복종하는 것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너는 낙타처럼 우리도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인생을 건너고 있습니다. 여기서 무거운 짐은 철학과 종교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진리와 도덕, 신념, 관습과 규율 등을 의미합니다.

 

낙타정신이라 현대인의 노예적인 모습에 대한 비유로 일상적인 삶에 매몰되어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상태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좁은 세계에 갇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삶이 바로 낙타의 삶입니다.

 

낙타 정신의 문제점은 인식의 테두리가 매우 좁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잠이 아무리 무겁더라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무릎을 꿇고 짐이 실리는 것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인생을 살아온 최고의 진리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낙타는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변화를 거부합니다.

 

마치 저의 모습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가장들이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족들 챙기느라 직장에 목매달고, 야근이든 주말 출근이든 가리지 않고 회사의 명령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고 살아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낙타 정신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존버 정신'과 닮았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다 보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거라 믿고 하루하루 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도 않고, 눈앞의 일에 급급해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니체가 말한 낙타 정신과 너무 똑같아서 이 내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낙타 정신은 어떻게든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나이가 40~50대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낙타 정신에 묶여 있다면, 남은 인생의 시간도 낙타처럼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빨리 깨고 나와야 합니다. 

 

 

 

 

2. 사자 정신 : 나는 하길 원한다. 

 

고독한 사막에서 낙타 정신은 어떤 계기로 사자 정신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사자는 자유정신을 의미합니다. 사자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지금까지 지고 있었던 낙타의 짐을 버리고 파괴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자 정신은 사회 관습과 규율에 매여 살던 낙타의 마구를 끊고 자유의지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자 정신은 주관이 뚜렷하여 세상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자는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고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는 창조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빗대어 설명하자면, 40대 말, 50대에 들어서면서 인생이 허무함을 깨닫고, 지금까지 지내온 삶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반성을 통해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자고 깨닫게 된 것과 유사합니다. 

 

평생 가족과 회사에 묶여 살았던 내가 한심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했던 삶이 무엇이었는지 후회하면서 기존 삶의 방식을 버리게 것입니다.

 

작은 반항이겠지만, 혼자서 나만의 여행을 떠나 본다던지, 내 취미가 무엇인지 고민해 새롭게 무언가 배워 본다던지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살아왔던 삶의 방식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고 부정하면서도, 사실 정확하게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목표를 정하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낙타 정신에서 뛰쳐나오긴 했지만, 그다음을 모르는, 그 다음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자처럼 용기 있게 "이건 아니야!"라고 울부짖고 기존의 사고방식을 버렸지만, 그 후 딱히 어떤 것을 원하고 있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자입니다. 지금의 제 모습과 너무 닮았습니다. 

 

니체는 어떻게 이러한 정신적인 단계를 낙타와 사자에 빗대어 풀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80년 전의 철학자가 당시 사회를 보면서 낙타 정신과 사자 정신을 떠올렸다면, 당시의 사회와 지금의 인간 사회는 유사했던 것일까요?

 

 

3. 아이 정신 : 최고의 몰입 

 

니체는 사자 정신까지 도달했다면 마지막 단계인 아이 정신으로 변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아이 정신이란, 어린아이가 놀이에 빠져 몰두하듯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 단계인 아이 정신은 자기 극복을 위한 최고의 경지입니다. 니체는 철학적으로 아이 정신의 특징을 '순진무구', '망각', '새로운 출발',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 '최초의 움직임', '성스러운 긍정' 등 7가지로 표현을 했습니다.

 

아마도 니체는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순진무구'한 눈으로 사물을 새롭게 보고 흥미를 느끼는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그 이전 것을 깨끗이 '망각'하고 새로운 발견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과 모든 것을 '놀이'로 생각하는 자세, 그리고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처럼 스스로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움직임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것에 대해 '성스러운 긍정'을 하는 마음가짐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결국, 니체가 마지막 '초인이 되는 단계'에서 원했던 것은 자기 삶에 대한 몰입을 통한 '창조'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 정신이 있어야만 자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저 같은 중년 아저씨도 아이 같은 순진무구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니체는 기존의 방식대로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막다른 길에 오면, 아이처럼 익숙한 과거를 모두 잊어버리고 스스로를 새로운 곳에 던져버리라고 조언합니다.

 

우리 삶이 고난과 고통으로 가득해도 삶을 아름답게 창조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같은 성스러운 긍정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낙타, 사자, 아이로 세 번의 변화를 거쳐 우리는 초인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철학자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고, 초인이 되는 방법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아야만 자기 자신의 삶이 어떤 의미인지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양 철학자인데 이야기하는 내용은 약간 불교적인 느낌, 동양적인 느낌이 듭니다. 특히, 나를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 문제의 해결방법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은 동양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양철학에 보면 공자가 '극기복례'를 주장합니다. 극기복례도 나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극기복례를 한 사람을 '군자'라고 부릅니다. 어쩐지 니체의 '초인'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니체는 생존 당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동생의 죽음 등 가족의 비극을 경험했고, 수많은 병마로 몸이 피폐했으며, 평생 건강한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이런 삶을 살았던 철학자가 충분한 고민 없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뼈저린 고민과 삶에 의문을 가지며 정리한 내용이라고 믿습니다.

 

놀라운 점은 당시 니체가 살았던 서양의 시대는 기독교 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어떤 구원을 외부의 신에게서 찾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근본 해결책을 나 자신에게서 찾았다는 점입니다. 여느 서양철학자와 다른 면이 바로 니체는 '나'라는 주체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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