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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영화 엔딩노트 - 죽음을 대하는 태도

by 물결 941213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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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딩노트는 평생 샐러리맨이었던 스나다 도모아키씨가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5개월간 지냈던 다큐멘터리 영화로 '엔딩노트'라는 죽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을 담담하게 해 내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영화입니다. 내가 곧 죽는다고 생각했을 때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지 알려주는 좋은 영화입니다. 

 

 

 

1. 엔딩노트 주인공 스나다 도모아키 씨와 그 가족들 

 

주인공 스나다 도모아키씨는 67세에 퇴직을 했고, 69세에 위암 4기 판정을 받습니다. 평생 샐러리맨 생활을 했고, 본인도 샐러리맨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회사에 평생을 받친 사람으로 보입니다. 

 

인생을 즐겨야 할 나이에 불과 2년도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곧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인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만약, 제가 퇴직 후 2년 만에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인생 자체가 너무나 후회스러워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엔딩노트
(영화 엔딩노트)

 

하지만, 스나다 도모아키씨는 굉장히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담하게 죽음에 대해 인정을 합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의견은 다양하게 모으되 결정은 본인이 하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제가 볼 때 이 분은 우리나라 586세대와 비슷합니다. 국가와 회사를 가족보다 우선시했던 시기의 어르신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의 배우자는 중간에 스나다 도모아키씨가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회사만 알고 가족을 돌보지 않았던 남편이었고, 매일 야근과 접대, 주말출근을 밥먹듯이 해서 3남매를 키우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그가 이제 퇴직해서 집에 돌아왔는데 죽음을 선고받았으니.. 부인으로서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분께서는 슬하에 3남매를 두었는데,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바로 막내딸입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본인이나 그 가족들이 상당히 편안하고 솔직하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 모습이 저는 매우 훌륭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흔히 죽음이라는 콘셉트는 다들 피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주제이기 때문이죠. 혹시라도 죽음에 대해 언급하면 상대방에게 실례가 될까 조심하는 그런 주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낸 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2. 주인공의 엔딩노트 10가지 

 

주인공 스나다 도모아키씨는 죽기 전 5개월간 하고 싶었던 10가지를 해 봅니다. 그리고, 상당히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애를 마무리합니다. 

 

① 평생 믿어보지 않았던 신 믿어보기

 

이 분은 불교집안에서 자랐으나, 천주교를 믿어보기로 했는데, 셋째 딸이 천주교 신자였기 때문이랍니다. 재미있는 것은 보통 죽음을 선고받은 분들이 종교를 믿을 때는 생명 연장과 같은 어떤 기대와 바람이 있지만, 스나다씨는 그저 안 해 본 것을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천주교를 대합니다. 

 

② 손녀들 머슴 노릇 실컷 해주기

 

만약 제가 늙어서 손주를 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스나다 씨는 손주들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아버지와 장인어른께서 손녀인 제 딸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보아도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손주들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식과 손주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하는데, 저도 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③ 평생 찍어주지 않았던 야당에 한 표 주기

 

일본의 자민당은 70년간 정권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또 상당히 열혈 지지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70년간 정권이 바뀌지 않았으니 정치계에도 무언가 한번 변화를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스나다씨는 평생 여당인 자민당만 찍어 주었다는 의미인데.. ^^; 

 

④ 장례식 초청자 명단 작성하기

 

미리 부고를 보낼 명단을 작성하는 것을 보니 나도 저렇게 미리 연락할 사람들 리스트로 만들어 두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급작스럽게 내가 죽으면 최소한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⑤ 소홀했던 가족과 행복한 여행

 

스나다씨는 94세의 어머님까지 동행하여 여행을 했는데, 죽기 전에 꼭 먹고 싶었던 전복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이 여행은 정말 의미 있습니다. 만약 저에게도 죽음이 미리 선고된다면, 몸이 허락하는 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고 떠나고 싶습니다. 가족여행은 덤이죠. 

 

⑥ 장례식장 사전 답사하기

 

암이라는 병은 다른 큰 병에 비해 몇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통증치료만 제대로 하면 최소한 죽기 전까지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나다씨는 본인의 장례를 치를 장소와 장례 순서까지 미리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조촐하게 준비를 하되 직접 세세하게 체크하는 모습을 보니 일본인 특유의 특징을 엿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예전에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내가 죽으면 사실 '무'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존재도 사라지는데 '장례'라는 의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나의 죽음을 슬퍼하는 존재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니까요. 

 

⑦ 손녀들과 한번 더 한번 더 놀기

 

이분께서 얼마나 손주들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평생 죽기 전 해야 할 일 10가지 중에 2가지를 손주들에게 배정했으니 말입니다. 

 

⑧ 손녀, 어머니, 친구에게 작별인사 하기

 

저는 이 부분에서 약간 눈물이 났는데, 살아 있을 때 미리 정말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있으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제가 죽은 후에는 제 존재가 없기 때문에 저도 기회가 된다면 살아 있을 때 제가 직접 인사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⑨ 이왕 믿는 신에게 세례 받기

 

결국 이 다큐의 감독이자 주인공 스나다씨의 막내딸이 세례를 해 주고 '파울로'라는 세례명을 줍니다. 한 번도 믿어보지 못한 천주교가 그렇게 매력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어떤 종교를 가까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저도 저 상황이 된다면, 믿고 싶어질 듯합니다. 

 

⑩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하기

 

부부간의 은밀한 대화였지만, 눈물이 찡한 장면입니다. 평생 해로해야 할 부부 사이에서 한쪽이 먼저 떠난다는 것은 상대 배우자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충격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부부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는 일이 많다고 하네요. 

 

저도 이런 상황이 되면 제 와이프에게 못했던 말을 있는 힘껏 해 주고 떠날 듯합니다. 

 

3. 죽음에 대해서  

 

제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계기는 '죽음'에 대한 강의를 듣다가 사후세계에 대한 연관 콘텐츠를 알게 되었고, 그 콘텐츠에서 '엔딩노트'라는 영화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알고리즘이 유도해 온 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윤회라는 개념이 있어서 죽은 후 다른 생을 살게 된다고 하고, 플라톤은 죽음 후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진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해야 한다는 이론을 펼칩니다. 우리가 죽음을 무서워하는 것은 죽을 때 느껴지는 고통과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살아있을 때 행복하고 싶고, 행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사에 모든 것들이 이것보다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나거나, 인간관계가 약간 틀어지거나, 화가 나거나 우울해지는 일들이 생겨도 죽음 앞에서는 아주 작은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냉소적이거나 비관주의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족을 이끌어야 하는 가장으로서 행복을 느끼고 싶고, 저 자신만의 행복도 느끼고 싶습니다. 엔딩노트라는 다큐에서 주인공은 할아버지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행복을 충분히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에서 스와다씨 자신의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만약 죽음이 미리 선고된다면, 가족들과의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마지막까지 제가 혼자서 즐겁게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해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독서든, 영화감상이든, 음악 감상이든, 웹툰 보기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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