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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두려움과 분노가 한낮에 꾸는 백일몽인 이유

by 물결 941213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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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을 20년 넘게 했는데도 근무를 하다보면,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곤 합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있었던 사례를 근거로 두려움과 분노에 대한 본질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회사의 비리아닌 비리를 목격했을 때 

 

얼마전 회사에서 사전에 보고되지 않은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확인한 대로 팩트를 기재하여 보고하면 저의 할 일을 다 한 것인데, 당시에는 마치 대기업에 큰 비리를 보고하여 사건이 크게 터지는 드라마의 한장면이 떠올라 보고를 하면 나에게 어떤 위험이 미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며칠을 보고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보고를 한다면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직속 상사에게 보고를 해야 할까 그 위에 임원에게 보고를 해야 할까도 망설여졌습니다. 왜냐하면 누구에게 보고하느냐에 따라 보고가 중간에서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면 별게 아닌 일이 마치 나에게는 무서운 환상처럼 마음을 어지럽힐 때가 있습니다. 

 

제가 철학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어떤 분이 말씀하시기를 철학이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철학이 아니라는 말씀을 했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철학책은 마치 자기 잘난척 하듯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잔뜩 늘어놓기 마련이었기 때문입니다. 철학이란 정말 내 생활에 도움이 될 때야 말로 진정한 철학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철학은 일생활생 중 마음관리를 하는데 무척 도움이 됩니다. 요즘 제가 철학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 이유입니다. 이번 사건도 결국은 내가 두려워할 일이 없다고 판단하고, 팩트대로 보고서에 담아 기존 루트대로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두려움에 대한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와 세네카 등 스토어 학파의 철학자들들이 말하는 내용들이 저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수천년 전에도 두려움과 걱정에 대한 인간의 마음은 똑같았었나 봅니다.

 

 

 

2. 뒤에서 나에대한 험담을 하는 후배 

 

회사를 20년 이상 다니면서 이제는 많은 사건 사고를 경험해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여간해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저는 작은 일에도 분노를 느낍니다.

 

지난번에는 후배가 저에 대해 뒷담화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큰 분노를 느꼈습니다. 저와 함께 있을 때는 그렇게 친밀하고 돈독한 관계임을 과시하더니 제가 없는 곳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심적으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분노는 눈 앞을 가린다는 말이 맞는 듯 합니다. 한창 분노에 휩싸여 있을 때는 앞으로 그 후배와 연락이나 메신저, 만남은 가지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심지어 찾아가 따질까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도대체 이게 뭐라고 내가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나 싶었습니다.

 

주말에 거실 쇼파에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 보니, 그 후배가 내 회사생활에 관여를 한 것도 아니고, 매일 보는 사람도 아니고, 회사를 그만두고서 인연을 지속할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내가 분노하고 화가 났었나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찾아가 따지고 화를 내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졌습니다. 

 

화가나면 눈이 돌아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분노도 실체는 없는데 일주일 동안 수십번 마음속에 혼자서 불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혼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사색해 보는 시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흥적으로 행동했다가는 어자피 해야 하는 회사생활만 괜히 복잡해 질 뻔 했습니다. 

 

 

3. 세네카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두려움과 분노의 실체 

 

로마의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 두 분은 두려움은 백일몽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일몽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 

 

백일몽은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것으로 사전적 의미로 한낮에 꾸는 꿈이란 뜻입니다. 흔히 말해서  '헛된 공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인간은 자신의 과도한 욕망을 저지하려고 행동하는데, 백일몽은 그 저지 상황을 해결하는 일종의 도피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백일몽은 불만족스러운 현실의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비교적 보편적인 해결방법인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고 습관화 되면 자신을 현실에서 분리시키게 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마루크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참자아를 유지하라. 어리석음으로부터 깨어나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이 단지 꿈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라. 일어나서 단지 저 보든 것들이 그냥 꿈일 뿐임을 응시하라.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두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두려움은 본래 정확한 실체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을 나중에는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두려움은 여전히 불분명한 모습으로 우리를 노려본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세상의 온갖 사건과 사물들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대부분 우리 자신이 상상한 것일 뿐 실재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마치 꿈처럼 어느 한순간에는 현실로 느껴지지만 곧이어 터무니 없는 본래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두려운 일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철학자들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의미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분노와 두려움, 다른 모든 극단적인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은 깨어있는 동안만 지속되는 백일몽과 같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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