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변함없이 논현동에 있는 진미평양냉면에 갔습니다. 집에서 제일 가깝기도 했고, 이번에는 용인에버랜드에서 지하철을 타고 올라왔는데, 집에 가려면 논현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게 되어,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논현역에서 학동역으로 이동해 진미평양냉면을 찾아갔습니다.
1. 평양냉면과 베스트 궁합
이곳은 서울 2023년도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곳인 만큼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미어터집니다. 제가 용인에서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고 도착해 보니 우연찮게 점심시간이었는데, 혼자 왔음에도 자리를 한참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는 늘 이곳에서 평양냉면과 함께 진로이즈백 소주를 한 병 주문합니다.
최고의 조합이 평양냉면과 소주였고, 이번에는 배가 많이 고파 제육 반접시를 추가했습니다. 메뉴를 보면 편육 반접시와 제육 반접시가 있는데, 메뉴명칭만 보면 편육은 돼지머리 고기 같고, 제육은 빨갛게 양념한 돼지고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육은 소고기 수육이고, 제육은 돼지고기 수육을 의미합니다. 소고기는 미국산과 호주산을 쓰고, 돼지고기는 국내산을 사용합니다. 저는 돼지고기를 좋아해서 늘 제육을 먹습니다.
예전에 평양냉면 곱빼기에 소주 조합으로도 먹어보고, 만두를 조합으로 먹어보고, 어복쟁반도 함께 먹어 보았는데, 베스트 궁합은 평양냉면에 소주 한 병, 그리고 배가 많이 고플 때 제육 반접시가 최적입니다.
저는 보통 아침 일찍 가거나 오후에 어중간한 시간대에 갔었는데, 처음으로 점심시간에 가서 사람들이 어떤 메뉴를 먹나 궁금해서 둘러보았는데, 의외로 어복쟁반을 점심때 드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복쟁반은 저녁메뉴로 술과 함께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심으로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소주 한 병을 주문해서 드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역시, 평양냉면 육수에는 소주가 제격입니다.
2. 미평양냉면 먹는 법
처음에 평양냉면이 무엇인지 모를 때 회사 동료 중 평냉 전문가라는 친구에게 교육 아닌 교육을 받았습니다. 냉면도 먹는 법이 따로 있는 줄 몰랐습니다만, 평냉 마니아들은 다들 자기만의 방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평냉 초보자지만, 이렇게 먹는 것이 저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진미평양냉면은 맑은 육수에 메밀면이 가운데 말려 있고, 삶은 계란과 오이, 편육 두 점이 고명으로 나옵니다. 고명이 다른 평양냉면에 비해 다양한 것도 이곳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먼저 맑은 육수를 수저로 떠먹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맛이 없을지 모르지만, 한 수저, 두 수저 떠먹다 보면 미세하게 고기 국물 맛이 느껴집니다. 면을 먹기 전에 감칠맛이 도는 깨끗한 평양냉면 육수를 즐기는 것입니다. 중간중간 소주로 입가심을 해주면서 첫 육수를 모두 다 비웁니다. 면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먼저 육수를 비우고, 아주머니께 육수 추가를 요청합니다. 가득 달라고 하면 조금 더 많이 주긴 합니다만, 두 번째 육수가 채워지면 비로소 메밀면을 살살 풀어헤칩니다.
맑은 육수에 메밀면이 풀어지면서 육수가 탁해집니다. 맛도 메밀의 향기와 함께 좀 더 진해집니다. 국물도 한번 떠먹고 면을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 됩니다. 누군가는 고명을 먹는 순서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귀찮아서 무시하고 있습니다.
고명 중에 계란과 소고기 편육 두 점은 아껴 두셨다가 마지막 남은 소주 한잔과 먹으면 딱 좋습니다. 진미평양냉면이 저에게 맞았던 점은 육수에 약간 간이 배어 있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평냉 육수는 심심하다 못해 아무 맛도 없는 수준일 때도 있다는데, 이곳은 국물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3. 가까이하기엔 점점 멀어지는 평양냉면
우리나라에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실향민들만 먹었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평양냉면이 대중화된 적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실향민이나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지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계속 올라 주변에 안 오른 가격이 없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먹는 냉면 가격이 이렇게 비싸서는 점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평양냉면 한 그릇과 소주 한 병, 편육 반접시를 먹었는데 가격은 37,000원을 내고 나왔습니다. 1인분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기 때문에 기분은 좋습니다만, 혼자서 먹었는데 4만 원 가까이 비용이 나와서 약간 놀랐습니다.
가격을 알아보면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우래옥이나 을밀대 같은 곳은 진미평양냉면보다 더 비쌉니다. 이름값인지 재료가 정말 달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육수를 우려내는 실력이 달라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이제 평양냉면은 서민음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여름이 되면 매주 한 번씩 평양냉면을 즐겼지만, 지금은 드문 드문 먹게 되었습니다. 물가가 더 오르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더 올라 냉면 한 그릇에 20,000원이 넘어가면 마음이 아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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