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른 아침 사우나를 가려고 극장 앞을 지나가다가 블랙 아담이 생각나서 조조영화를 봤습니다. 한번 봐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었네요. 2시간 동안 DC의 히어로물을 즐기면서 확실히 우리나라 콘텐츠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1. 너무나 강력한 슈퍼 히어로
블랙 아담은 5천 년 만에 깨어난 칸다크의 히어로입니다. DC에서 만든 히어로 중에 슈퍼맨과 거의 동급인 캐릭터로 보입니다. 함께 줄거리를 이끄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소속된 다른 히어로들이 빈약해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예전에 저스티스 리그를 볼 때 수퍼맨 외에 다른 히어로들인 배트맨, 아쿠아맨, 플래시맨, 원더우먼이 너무 약해서 수퍼맨 원맨팀처럼 보였는데,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나오는 호크맨, 닥터 페이트, 사이클론, 아톰 스매셔와 같은 히어로들이 너무 부족해서 블랙 아담 원맨팀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블랙 아담은 일단 플래시맨 수준의 초고속 스피드를 낼 수 있고,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고,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데 그 수준이 거의 슈퍼맨급입니다. 더구나 번개 계열의 전격마법을 사용하는데, 동시에 다수를 공격할 수도 있고, 힘을 모아 집중 공격도 할 수 있습니다.
액션 장면을 보면 이건 수퍼맨 이외에는 막을 수 없는 히어로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슈퍼맨은 크립토나이트라는 약점이라도 있는데, 블랙 아담은 딱히 약점도 없습니다.
그래서, 블랙 아담 곁에서 함께 액션을 펼치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멤버들이 더 초라해 보입니다. 그나마 호크맨과 닥터 페이트는 힘을 합쳐 블랙 아담을 견제하는데,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는 슬프게도 전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는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슈퍼 히어로급이 되지만, 블랙 아담급의 히어로에 비교하자면 어린아이들 수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슈퍼맨과 블랙 아담이 대결하는 영화라면 한번 봐 줄만 할 듯 합니다. DC에서 나온 수퍼맨과 배트면의 대결은 정말 히어로들의 레벨이 맞지 않았거든요.
블랙 아담은 액션 히어로물로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액션 장면도 훌륭하고, 히어로들의 초능력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감동보다는 재미를 위해 본다면 돈 낭비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2. 줄거리의 단순한 이유
대략의 줄거리는 5천 년 만에 깨어난 블랙 아담을 세계 평화의 위험요소로 판단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멤버들이 블랙 아담을 저지하려는 스토리이며, 또 다른 복선으로 사박 황제가 만든 왕관의 쟁탈전이 진행됩니다.
전반부에는 블랙 아담이 탄생환 배경과 그의 가족 스토리를 짧게 짧게 보여주며, 그가 선악 구분이 없는 히어로와 빌런의 중간적인 성격임을 부각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대결구도를 보이지만, 나중에 사박 황제의 후손이 왕관을 쓰고 악마로 부활하자 힘을 합쳐 물리친다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가 단순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인물 간의 능력치가 너무 차이가 나서 결국 나중엔 블랙 아담이 모두 해결하겠구나라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히어로물의 특징처럼 선악 대결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줄거리가 끼어들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히어로물의 스토리는 대부분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탄생 배경 > 특수 능력 확인 > 악의 등장 > 주인공 갈등 > 정의의 승리 패턴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히어로물을 보면 대부분 식상하는 이유가 스토리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감정 라인이 부족합니다. 주인공들이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감정 연기를 하지 않습니다. 감정의 변화도 영화에서 많이 표현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액션과 기능적인 역할에 집중하여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줄거리가 더 단순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블랙 아담은 이러한 미국식 히어로물의 공식을 정석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미국식 유머가 있는데, 역시 코믹하다기보다는 조금 억지로 만들어낸 설정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니면, 제가 미국식 유머 코드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3. K드라마와 미국 히어로물의 차이점
어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 보니, 해외 시청자 중에 K드라마의 다른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카메라가 주인공들의 얼굴을 크게 잡아서 그 표정 변화를 많이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작은 표정, 눈빛 등의 뉘앙스로 그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해서 좋았다는 의견입니다.
생각해 보면 미국 드라마는 대부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연기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을 풀어가는 스토리 자체를 선악 대결로 심플하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신기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행하는 드라마들이 대부분 웹툰을 각색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내는데, 사실 미국 히어로물인 마블과 DC코믹스도 똑같이 만화책을 영화로 만든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 구성과 스토리, 사건 구성 방법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결국, 서로 여러 편을 비교하면서 보면 한국과 미국의 작가들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웹툰, 같은 만화책을 그려도 작가의 스토리 구성이 나중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을 때 수준을 결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식 만화라는 것은 초창기부터 영웅의 다양화와 세계관 확장에 주력했고, 큰 전제가 선악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모든 영화가 그에 준해서 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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