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겨 보는 '충코의 철학'이라는 유튜버가 있는데 그분이 쓴 '어떤 생각들은 나의 세계가 된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다른 내용은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를 못 하겠지만, 석가모니에 대한 내용은 괜찮아서 정리를 해 두려고 합니다.
1. 붓다가 말한 '무아론'에 대하여
모든 사람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이 몸뚱이를 가지고 꾸준히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오랜 가르침으로 전수해 오고 있어 그분들의 논리가 무엇인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불교에서는 실제로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데 사람들이 온갖 욕심과 집착으로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붓다께서 설파한 교리 중 하나가 '무아설'인데 말 그대로 내가 없다는 말이고, 이것은 불교의 기본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무아설은 붓다가 초창기에 깨달은 진리로 당시에 퍼져있는 '나'에 대한 관념을 부정했습니다. 당시 인도에는 브라만교가 대세였고, 브라만교는 윤회를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석가모니의 불교도 윤회사상을 믿고 있었지만, '나'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랐습니다.
브라만교는 윤회를 해도 생명과 생명 사이에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영원불멸의 존재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아트만이라고 불렀는데, 육체는 죽어서 사라져도 본질적인 '나'인 아트만은 그다음 육체로 이어진다는 개념입니다. 붓다는 이 아트만의 존재를 부정했습니다. 즉, 영원불멸의 본질적인 '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아도 브라만교가 이야기했던 영원불멸의 아트만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붓다의 주장은 크게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2. 붓다가 생각한 '나'의 개념
요즘에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거나,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죽으면 그것으로 내 존재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기 전까지의 나는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의 나는 완전히 동일한 존재로 나의 정체성이 유지된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인 듯합니다. 그러나, 붓다는 죽기 전까지 살아가는 동안 지속되는 '나'의 존재도 부정했습니다. 즉,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 미래의 나는 모두 서로 다른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육체인 팔, 다리, 장기는 1초에 380만 개의 세포가 새롭게 교체되므로 1년이 흐르면 몸의 대부분의 세포는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는 사실입니다. 살아가면서 배가 나오고, 주름살이 생기고, 근육이 사라지고, 병에 걸리는 것 모두 물질적인 육체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정신은 더 쉽게 변화합니다. 아침에 행복하다가도 점심에 한없이 우울해지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쉴 새 없이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각적인 경험도 바뀌는데 내가 행복하게 생각했던 것이 영원이 지속하지 않고, 지금까지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은 것이 인생의 중요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경우에 따라서 변화하고, 정치적인 '관점'도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붓다가 보았을 때는 살아있는 동안에도 육체와 정신은 계속 변하고 있으니, '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결국 '나'라는 존재는 매우 쉽게,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정불변의 나는 존재할 수 없으며, 미세하게 항상 변하고 있는 나를 관찰할 수 있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불교가 다른 종교보다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곤 하는데 그 이유는 붓다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성인으로 불릴 만큼 위대한 분이긴 합니다만, 생물학적으로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이 좋습니다.
기원전 6세기 경 네팔 근처에서 태어난 석가모니는 왕자로 태어나 모든 권세를 누리며 살 수 있었지만,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고행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성인입니다. 신격화되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나 신의 전달자라는 마호메트와는 좀 더 인간세계에 접근해 있는 것 같아 그분의 말씀이 더 잘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3. 매일 내 몸과 마음 바라보기
사실 제 마음도 하루에 몇 번씩 바뀌고, 주기적으로 행복감과 비참함이 교차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육체 또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은 처음에는 조금 생소했지만 차츰 이해가 되었습니다.
예시로 든 것처럼 나이가 들다 보니 근육이 줄어들고, 배가 나오고, 주름이 생기는 것을 보니 외모도 변하는 게 맞고,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도 삐걱거리면서 아픈 것을 보니 내부적으로도 신체변화가 매우 빨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결국, 죽기 전까지 눈에 보이는 육체는 존재하지만, 젊을 때와 같은 육체라고 보기 어렵다는 개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정신 또한 내가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그 인생관과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완전히 다른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과 같은 '나'라고 판단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직장과 생계에 매달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금세 인생의 막바지에 이른 제 모습을 보게 될까 두렵습니다. 하루하루 내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스스로 살펴보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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